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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뒤늦게 규제풀린 캡슐맥주, 美CES서 완판됐어요"


"뒤늦게 규제풀린 캡슐맥주, 美CES서 완판됐어요"

`CES 혁신상` 스타트업 인더케그 강태일 대표

정부 지원에 훨훨 날았다

현장서 100억원 계약 성사
中·인도서 초도물량 싹쓸이

기업가치도 5배 이상 쑥 해외 바이어·언론 관심 한몸에 올 6월 북미시장 공식 출시





규제 고삐가 풀린 국내 스타트업 인더케그가 미국 무대에서 날아올랐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현장에 있던 강태일 인더케그 대표(사진)는 지난 11일 매일경제와 전화 인터뷰하면서 "2억달러 가치를 인정받고 현지에서 투자 논의를 시작했으며 100억원어치 초도 계약이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국내 스타트업 인더케그는 원터치 방식 수제맥주 키트를 개발하며 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할 예정이었지만 국내법상 `알코올 1도 이상`이라는 규제에 발이 묶여 정작 국내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어 논란을 빚었다.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는 관계부처 회의에서 "인더케그는 첫발은 소극행정이었지만 전 부처가 합심해 적극행정으로 바꾼 교과서적 사례로 만들어야 한다"면서 "합심해 기업을 도운 뒤 전 부처에 모범 사례로 전파하라"고 시정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인더케그는 지난달 9일 국세청에 면허를 다시 신청했고, 일주일 만에 정식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국회는 주세법을 개정하며 힘을 보탰다. 기획재정부 안을 받아들여 주류 정의를 바꾸는 것을 골자로 한 주세법 일부개정법률안, 일명 `인더케그법`이 통과됐다. 문제가 됐던 `알코올 1도 이상` 조항이 완화되며 무려 30년 만에 술에 대한 정의가 바뀌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신년 인사회에 대세 캐릭터 `펭수`와 함께 인더케그를 초청했다. 문 대통령은 "혁신을 만들어가는 사례"라며 추켜세웠다.





이번 라스베이거스 CES 현장에서도 국내 정부의 전향적 지원은 이어졌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인더케그 부스를 직접 방문해 응원하고 정부 IR라운드 테이블에 초청했다. 삼성, LG 등 주요 국내 기업들과 함께 모인 자리에서 강 대표는 두 번째 규제 문턱인 `투자 문턱`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강 대표는 "인더케그는 단 한 번도 정부 자금을 지원받지 못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모든 4차 산업혁명 분야 기술이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제조물이 주류(이제서야 인정됐지만)라는 이유로 거절당했다. 플랫폼 기술이라고 어필해 봤지만 그래 봤자 술 아니냐는 응답이 돌아와 어려웠다"고 호소했다.

이에 산업부 측은 "인더케그를 통한 또 다른 적극행정 사례를 만들겠다"며 "귀국 즉시 검토하겠다"고 응답했다.






이 같은 전폭적 지원에 힘입은 인더케그는 혁신상을 당당히 수상하며 방문객과 외신의 이목을 끌었다. 미국 대표 정보기술(IT) 매체인 CNET을 비롯한 현지 언론이 인터뷰를 통해 올해의 혁신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유통기업 임원들이 사흘간 인더케그 부스를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강 대표는 "오는 6월 미국 출시를 목표로 현지 기업과 조인트벤처 형식의 회사를 만들어 준비하는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인정받은 기업 가치는 2억달러로 규제 해결 이전보다 5배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투자 논의와 함께 첫 수출 계약도 이뤄냈다. 인더케그 측은 인도와 중국으로 납품되는 첫 계약이 100억원 수준으로 체결됐다고 밝혔다. 당초 8억원에서 10억원 수준으로 초도물량이 논의됐는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더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문 물량이 대폭 확대됐다는 후문이다.





강 대표는 "해외 바이어들이 처음엔 어차피 자국에서는 영업을 못하지 않느냐며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해 왔는데, 이번에 문제가 해결되자 태도를 완전히 바꾸면서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따낼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인더케그는 면허사업이 시작된 국내에서도 영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좌절 직전까지 갔던 사업이 언론 보도를 통해 이어진 관심으로 180도 달라졌다"면서 "적극행정 등 지원을 등에 업었으니 이제 글로벌 테크시장에서 당당히 성과를 내서 증명해 보이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며 다짐을 밝혔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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